[중략]
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내리던 집그 여자네 집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가있던 집그여자네집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을.하.면……
(나) ㉠들을 적시는 개울물이 도처에 그물망처럼 퍼져있는 물이 흔한 고장이었지만 다리를 통해 건너야 하는긴내골의 시냇물은 유난히 아름다운 강이었다. 물은 깊지 않았지만 골이 깊어서 길에서 수면까지 비스듬히 가파른 둔덕에는 잗다란 들꽃들이 봄 여름 가을 내 쉼 없이 피었다 지곤 했고, 흰 자갈과 잔모래와 꽃그림자 사이를 무리지어 유영하는 물고기들과 장난치듯 부서지는잔물결은 수정처럼 투명했다. 그 시냇물에는 흙다리가놓여 있었다.
[중략]
물이 불어 봤댔자 허리 정도밖에안 찼지만 그럴 때는 앞서서 작대기로 물의 깊이를 알려 주고 계집애들을 인도하는 게 남학생들의 중요한 사내 구실이었다. 그러나 만득이는 곱단이가 사내 녀석들하고 치마를 배꼽 위까지 걷어올리고 속바지를 적셔 가며 물을 건너는 걸 참을 수 없어했다. 등굣길은 물론 하굣길까지 어떻게든 시간을 맞춰 지키고 있다가 구멍 뚫린 흙다리 위로 건너게 해 주었다. 흙다리를 건너면서곱단이가 얼마나 무섬을 타고, 앙탈을 하고, 그러면 만득이는 그걸 다 받아 주며 다독거리느라 길지도 않은흙다리 위에서 둘이 몇 번씩이나 서로 얼싸안는다는 소문이 자자하게 퍼지곤 했다. 그러나 구닥다리 노인들도그런 소문을 망신스러워하지 않고 귀엽게 여겼다. 둘은어차피 혼인할 테고 둘이 서로 좋아하는 것은 아름다운한 쌍의 새가 부리를 비버는 것처럼 예쁘게만 보였다.흙다리가 아니라 연애다리라는 소리도 악의라곤 없었다.
(다) 아직도 만득이가 곱단이 생각만 한다는 증거를 더는 대지 못했고, 나도 비슷한 얘기를 하도 여러 번 반복해 들으니까 넌더리가 나면서 그 여자보다는 장만득 씨가 불쌍해질 무렵 그 여자의 부음을 듣게 됐다. 장만득씨가 상처를 한 것이다. 고혈압으로 몇 년 째 약을 복용하고 있었는데, 돌연 쓰러진 후 의의를 회복하지 못한채 사흘 만에 숨을 거두었다고 했다. 문상을 가서 그 여자의 영정 사진을 보고 섬뜩했다. 이십대 후반으로밖에안 보이는 사진이었다. 요샌 영정 사진도 너무 늙은 건보기 싫다고, 아주 늙기 전에 찍어 놓는다고는 하지만칠순의 남편이 눈물을 떨구고 있는 앞에 이십대의 사진은 너무했다 싶었다.
[중략]
그리고 그제야 그 여자가 불쌍해졌다. 아아, 저 여자는 일생 얼마나 지독한 연적(戀敵)과 더불어 산 것일까. 생전 늙지도, 금도 가지 않는 연적이란 얼마나 견디기 어려운 적이었을까.
(라) 그를 우연히 만난 것은 그가 상처하고 나서도 이삼년 후 엉뚱하게 정신대 할머니를 돕기 위한 모임에서였다. 뜻밖이었지만, 생전의 그의 아내로부터 귀에 못이박이게 주입된 선입관이 있는지라 그가 그 모임에 나타난 것도 곱단이하고 연결 지어서 생각되는 걸 어쩔 수가 없었다. 모임이 끝난 후 그가 보이지 않자 나는 마치범인을 뒤쫓듯이 허겁지겁 행사장을 빠져나와 저만치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걸어가는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다짜고짜 따지듯이 재취장가를 들었느냐고 물었다.그는 아니라고 말하고 나서 앞으로도 할 생각이 없다고,묻지도 않은 말까지 덧붙이는 것이었다.왜요?곱단이를 못 잊어서요?여긴 왜 왔어요? 정신대에 그렇게 한이 맺혔어요?고작 한 여자 때문에.정신대만 아니었으면 둘이서 혼인했을 텐데 하구요? ㉡참 대단하십니다.
(마) 오늘 여기 오게 된 것도, 글쎄요, 내가 한 짓도 내가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지만 …… 아마 얼마 전우연히 일본 잡지에서 정신대 문제를 애써 대수롭게 여기지 않으려는 일본 사람들의 생각을 읽고 분통이 터진것과 관계가 있겠죠.강제였다는 증거가 있느냐?수적으로 한국에서 너무 부풀려 말한다.뭐 이런 투였어요.범죄 의식이 전혀 없더군요.그걸 참을 수가 없었어요.비록 곱단이의 얼굴은 생각나지 않지만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느낄 수가 있어요. 곱단이가 딴데로 시집가면서느꼈을,분하고 억울하고 절망적인 심정을요.나는 정신대 할머니처럼 직접 당한 사람들의 원한에다 그걸 면한 사람들의 한까지 보태고 싶었어요. 당한사람이나 면한 사람이나 똑같이 그 제국주의적 폭력의희생자였다고 생각해요. 면하긴 했지만 면하기 위해 어떻게들 했나요? ㉢강도의 폭력을 피하기 위해 ㉣얼떨결에 십 층에서 뛰어내려 죽었다고 강도는 죄가 없고 자살이 되나요?삼천 리 강산 방방곡곡에서 사랑의 기쁨,그 향기로운 숨결을 모조리 질식시켜 버리니 그 천인공노할 범죄를 잊어버린다면 우리는 사람도 아니죠. 당한자의 한에다가 면한 자의 분노까지 보태고 싶은 내 마음 알겠어요?장만득 씨의 눈물이 그렁해졌다
2) 향토적 소재, 사투리 사용은 독자에게 친근감과 정감을느끼게 한다.
3) 반복적인 표현은 그리움과 사랑의 정서를 부각시키고있다.
4) 의도적인 시행 구분은 그리움의 정서를 강조시키는 역할을 한다.
5) 시행의 끊어 읽기는 감정의 직접적 표출을 위한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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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만득이와 곱단이의 사랑을 아름답고 순수하게 돋보이게 하고 있다.
3) 만득이와 곱단이의 이야기가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4) 시냇가의 모습을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묘사하고 있다.
5) 맑고 깨끗한 배경의 제시는 둘의 사랑을 더욱더 부각시키는 기능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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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가 먼저 남에게 베풀어 봐. 그럼 더 많은 것을 갖게된단다.
3) 너를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네 곁을 떠날 수밖에 없어.
4) 차라리 벼룩의 간을 빼 먹어라. 어떻게 아기가 먹는 걸뺏어 먹니?
5) 살다보면 해가 뜨는 날도 있고 비가 오는 날도 있는 법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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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인적 비극을 민족적 비극으로 확대하여 독자의 공감을 넓힘.
3) 열린 결말로 여운을 주며,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있다.
4) ‘나’의 말을 통해 작품의 주제가 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5) 결말을 인물의 표정으로 정리함으로써 독자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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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곱게 ㉠풍화 작용(風化作用)하는백골(白骨)을 들여다보며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라는 구절에서 ‘풍화 작용’ 이란 말을 놓고, 그것이시어답지 못하다고 매우 불만스러워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고칠 수 있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그대로 두었지만,끝내 만족해하지를 않았다.그렇다고 자기의 작품(作品)을 지나치게 고집(固執)하거나 집착(執着)하지도 않았다. ‘별 헤는 밤’에서 그는
(가) 따는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로 첫 원고(原稿)를 끝내고 나에게 보여 주었다. 나는그에게 넌지시“어쩐지 끝이 좀 허(噓)한 느낌이 드네요.” 하고 느낀 바를 말했었다. 그 후, 현재의 시집(詩集) 제1부에 해당하는 부분의 원고를 정리하여 ‘서시(序詩)’까지 붙여 나에게 한 부(部)를 주면서 “지난번정 형이 ‘별 헤는 밤’의 끝 부분이 허하다고 하셨지요.이렇게 끝에다가 덧붙여 보았습니다.” 하면서 마지막 넉 줄을 적어 넣어 주는 것이었다.
(나)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이처럼,나의 하찮은 충고(忠告)에도 귀를 기울여 수용할 줄 아는 태도(態度)란, 시인으로서는 매우 어려운 일임을 생각하면, 동주의 그 너그러운 마음에 다시금 머리가 숙여지고 존경하는 마음이 새삼스레 우러나게 된다.
2) 인물의 의미 있는 부분과 업적을 회고적으로 서술했다.
3) 필자는 중립적 입장에서 인물을 냉정하게 평가하며 서술했다.
4) 다양한 시험을 통해 다각적으로 인물을 분석하여 서술했다.
5) 필자의 선배였던 윤동주와의 갈등 양상이 암시적으로제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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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서정적 자아의 현실 인식이 현실 부정에서 현실 긍정으로 변화하고 있다.
3) 서정적 자아의 세계관이 현실적인 것에서 낭만적인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4) 서정적 자아의 태도가 자기 반성적인 것에서 의지적인태도를 나아가고 있다.
5) 서정적 자아의 삶의 자세가 희망적인 것에서 비극적인것으로 변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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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열없이 붙어서서 입김을 드리우니 / 길들은 양 언 날개를 파다거린다.
3) 지우고 보고 지우고 보아도 / 새까만 밤이 밀려 나가고밀려와 부딪히고
4) 밤에 홀로 유리를 닦는 것은 / 외로운 황홀한 심사이어니
5) 고흔 폐혈관이 찢어진 채로 / 아아, 늬는 산새처럼 날아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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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적화자의‘감정이입’의 대상
3) ⓒ - ‘조국’을 상징함
4) ⓓ - ‘희생, 속죄양의 의식’을 드러냄
5) ⓔ - ‘죽음’에 대한 허망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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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래서 구걸하는 사람이 구걸을 와두 당최 주질 않구, 또 대개 중들이 알지 그 시주를 하러 와두 도무지주지를 않구, 그런 아주 소문이 나쁘게 나 있는 영갬인대, 어느 여름철에 거기서 인지 그 용소 데는 데서 한이십 리 가면 불타산이라는 산이 있는데, 그 불타산은절이 많기 때문에 불타산이라는 그런 절이 있는데, 거게서 그 도숭이,그 영감이 아주 나쁘다는 소리를 듣구서,우정인지 그 집을 찾아가서 목탁을 치면서 시주를 해달라고,그러니까 이 영감이 뛰어나가면서,“이놈, 너이 중놈들이란 것은 불능불사하구, 댕기면서얻어만 먹구 그러는데 우리 집에서는 절대루 인지 쌀한 톨이라도 줄 수가 없으니까 가라구.”소리를 질러두 그대루 그 중이 이제 가지를 않구섬날독경을 하구 있으니까, 이 영감이 성이 나서 지금은 대개 삶이라는 게 있지마는 옛날에는 지 그것을 뭐이라구하나,부삽이라구 하나,그거 있는데 그걸루 두엄더미에서 쇠똥을 퍼가 주구서는,“우리 집에 쌀은 줄 꺼 없으니까 이거나 가져가라.”하구서는 바랑에다가 쇠똥을 옇단 말야.그래두 그 중은 조금두 낯색두 변하지 않구서, 거저‘나무아미타불’만 부르다가 그 쇠똥을 걸머진 채 바깥으루 나오는데, 그 마당 옆에 우물이 있었는데 우물가에서 그 장재 첨지의 며느리가 인제 쌀을 씻구 있다가,그 광경을 보구서,그 중 보구서는 얘기하는 말이,“우리 아버지 천생이 고약해서 그런 일이 있으니까.조금두 나쁘게 생각하지 말라구.”
(다) 그러면서 쌀, 씻든 쌀을 바가지에다 한 바가지 퍼섬낭,그 바랑에다 여 줬단 말야.그러니께 그 중이 며느리 보고 하는 말이,“당신 집에 인제 조금 있다가 큰 재앙이 내릴 테니까,당신 빨리 집으루 들어가서, 평소에 제일 귀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어 있는지, 두세 가지만 가지구서 빨리 나와서는,저 불타산을 향해서 빨리 도망질하라구.”그랬단 말야.그러니까 그 며느리가 급히 자기 집으루 들어가서, 방안에 자기 아들을, 뉘어서 재우든, 아이를 들쳐업구, 또그 여자가 인지 명지를 짜던 그 명지 도토마리를 끊어서 이구 나오다가,그 또 자기네 집에서 ㉠개를,귀엽게기르던 개를 불러 가지구서 나와서는, 그 불타산을 향해서 달음박질루 가는데, 어린애를 업구 명주 도토마리를이구, 개를 불러 가지구 그 불타산을 향해서 얼마쯤 가는데,그 때까지 아주 명랑하던 하늘이 갑자기 흐리면서 뇌성벽력을 하더니 말야.
(라)근데 그 중이 먼저 무슨 주의를 시켰냐면,㉡“당신, 가다가서 뒤에서 아무런 소리가 나두 절대루뒤를 돌아보면 안 된다.”는 거를 부탁을 했는데, 이 여인이 가는데 갑자기 뇌성벽력을 하면서 그 벼락치는 소리가 나니까,깜짝 놀래서 인지 뒤를 돌아봤단 말야.그러니까 그 자리에서 그만 화석이 됐어. 그 사람이 그만화석이 되구 말았다는 게야.개두 그렇게 화석이 돼서 그 자리에 서 있다고 하는데,그 지금두 불타산 아래서 얼마 내려오다가서 그 비슥하니 거기 사람들은 이것이 며느리가 화석된 게라고 하는바위가 있는데,역시 사람 모양하고,뭐 머리에 뭐 인거 같은 거 하고,그 아래 개 모양 겉은,그런 화석이상게도 있단 말야. 한데 그때 그 이 벼락을 치면서 장재첨지네 그 집이 전부 없어지면서 그만 거기에 몇백 길이 되는지 모르는 이제 큰 소가 됐단 말야.
(마) 한데 그 소가 어느 만침 넓으냐 하면, 여기 어린이놀이터보담두 더 넓은데, 이거 고만 두 배쯤 되는 품인데 그 소에서 물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물 나오는 소리가 쿵쿵쿵쿵쿵쿵 하면서 그 곁에 가면 이제 지반이울린단 말야.이리 이리 너무 물이 많이 나와서 그㉢물을 가지구서 몇만 석 되는, 이제 말할 것 같으면 수천정보에 그 평야에, 논에 물을 소에서 나오는 물 가지구서 대는데,그 물은 아무리 비가 와두 느는 벱이 없구,아무리 가물어두 주는 벱이 없는데, 사람들이 그게 얼마나 깊으나 볼라구 명지실을 갖다가, 돌을 넣어서는 제니까 명지실 몇을 넣어도 도무지 끝을 몰른다는, 그만침깊은 소가 됐단 말야.
2) 구술(口述)을 그대로 체록하여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3) 직접 경험하거나,목격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있다.
4) 구연(口演)의 특징인 군더더기 말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5) 전설(傳說)이지만, 부분적으로 민담(民譚)적 요소가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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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도승 : 초월적, 절대적 심판자
장재 첨지 : 세속적, 물질적 욕망을 지닌 존재
며느리 : ( )
2) 초월적, 절대적 세계를 강하게 추구하는 존재
3) 세속적 세계의 욕망 추구에 따라 타락하는 존재
4) 초월적 세계와 물질적 욕망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는 존재
5) 초월적 질서와 세속적 욕구 사이에서 갈등, 인간의 한계를 드러내는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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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집터는 못으로 며느리는 돌로 변해
3) 도승, 자기 권위에 도전한 인간 응징
4) 인색한 장재 첨지 천벌을 받아
5) 시주하러 온 스님에게 쌀 대신 쇠똥을 퍼준 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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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장재 첨지의 악행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서
3) 초월적 세계로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
4)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5) 민간신앙을 통해 개를 숭배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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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빨간 색으로 이름을 쓰지 않는다.
3) 밤에 손톱을 깎지 않는다.
4) 밤에 머리를 빗으면 근심이 생긴다.
5) 나의 사전에 불가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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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의 변화를 의미
3) 삶과 죽음의 의미
4) 이별의 의미
5) 수평적 이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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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장연읍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곳에 몽금포로 가는 길옆에 용소라는 곳이 있어. 그 용소는 원래 장재 첨지네집터 자리였지.왜 그렇게 되었냐 하면,첨지 영감은 부자면서도 아주 구두쇠같은 사람이었지.
( ㉠ ) 하루는 그 영감의 소문을 듣고 근처 불타산에있는 스님이 그 영감을 찾아갔지.사주를 받으러.
( ㉡ ) 영감은 사주를 받으러 온 스님에게 큰 소리를지르며 쇠똥을 퍼 주었지. 그 때 우물가에서 그 모습을지켜보던 며느리가 씻고 있던 쌀을 스님에게 주었지.
( ㉢ ) 스님은 며느리에게 이 집에 큰 재앙이 닥칠 테니 빨리 몸을 피하라고 얘기해 주었지. 그 말을 듣는 즉시 며느리는 아기를 업고 머리에는 베 짜는 물을 틀을이고 옆에 개를 불러서 산으로 달아났지.
( ㉣ ) 그 때 갑자기 큰 벼락 치는 소리가 들리지 뭐야. 그 소리에 놀라 뒤를 돌아보는 순간 그 며느리는 화석이 되고 말았지.
( ㉤ ) 스님이 절대 뒤를 돌아보아서는 안 된다고 했거든.
2) 그러자 왜냐하면 그리고 그리고 그랬더니
3) 그러나 그랬더니 그러나 그런데 왜냐하면
4) 그런데 왜냐하면 그런데 그리고 그리하여
5) 그리고 그리하여 그러자 그러자 그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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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온고지신(溫故知新)
3) 인과응보(因果應報)
4) 괄목상대(刮目相對)
5) 호의호식(好衣好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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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함몰(陷沒) 모티프
3) 금기(禁忌) 모티프
4) 신원(伸寃) 모티프
5) 화석(化石) 모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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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의 독립이오.”
할 것이요, 또 그 다음 소원이 무엇이냐 하는 세 번째물음에도,나는 더욱 소리를 높여서,“나의 소원은 우리 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自主獨立)이오.”하고 대답할 것이다.
(나) 동포(同抱) 여러분! 나 김구의 소원은 이것 하나밖에는 없다. ㉠내 과거의 칠십 평생을 이 소원을 위하여 살아왔고,현재에도 이 소원 때문에 살고 있고,미래에도 나는 이 소원을 달(撻)하려고 살 것이다.
독립이 없는 백성으로 칠십 평생에 설움과 부끄러움과애탐을 받은 나에게는,세상에 가장 좋은 것이,완전하게 자주 독립한 나라의 백성으로 살아 보다가 죽는 일이다. 나는 일찍이 우리 독립 정부의 문지기가 되기를원하였거니와,그것은 우리 나라가 독립국만 되면,나는그 나라의 가장 미천(微賤)한 자가 되어도 좋다는 뜻이다. 왜 그런고 하면, 독립한 제 나라의 변천(變遷)이,남의 밑에 사는 부귀(富貴)보다 기쁘고 영광스럽고 희망이 많기 때문이다.옛날 일본에 갔던 박제상(朴堤上)이,
㉡“내 차라리 계림(鷄林)의 개, 돼지가 될지언정 왜왕의 신하로 부귀를 누리지 않겠다.”한 것이 그의 진정이었던 것을 나는 안다. 제상은 왜왕이 높은 벼슬과 많은 재물을 준다는 것을 물리치고 달게 죽음을 받았으니, 그것은“차라리 내 나라의 귀신이 되리라.”함이었다.근래에 우리 동포 중에는 우리 나라를 어느 큰 이웃나라의 연방(聯邦)에 편입(編入)하기를 소원하는 자가있다 하니,나는 그 말을 차마 믿으려 아니 하거니와,만일 진실로 그러한 자가 있다 하면, 그는 제 정신을 잃은 미친 놈이라고 밖에 볼 길이 없다.나는 공자(孔子), 석가(釋迦), 예수의 도(道)를 배웠고,그들은 성인(聖人)으로 숭배(崇拜)하거니와, 그들이 합하여서 세운 천당(天堂), 극락(極樂)이 있다 하더라도,그것이 우리 민족이 세운 나라가 아닐진댄, 우리 민족을그 나라로 끌고 들어가지 아니할 것이다. 왜 그런고 하면, 피와 역사(歷史)를 같이하는 민족이란 완연히 있는것이어서, 내 몸이 남의 몸이 못 됨과 같이 이 민족이저 민족이 될 수는 없는 것이, 마치 형제도 한 집에서살기 어려움과 같은 것이다. 둘 이상이 합하여서 하나가되자면,하나는 높고 하나는 낮아서,하나는 위에 있어명령(命令)하고, 하나는 밑에 있어서 복종(服從)하는 것이 근본 문제가 되는 것이다.
(다) 이에 대하여, 일부 소위 좌익(左翼)의 무리는, 혈통(血統)의 조국(祖國)을 부인(否認)하고 소위 사상(思想)의 조국을 운운(云云)하며,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國際的)계급(階級)을 주장하여, 민족주의(民族主義)라면 마치이미 진리권(眞理圈)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철학(哲學)도 변하고 정치(政治), 경제(經濟)의 학설(學說)도 일시적이거니와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다.일찍이 어느 민족 내에서나 혹은 종교로, 혹은 학설로,혹은 경제적˙정치적 이해의 충돌로 하여 두 파,세파로 갈려서 피로써 사운 일이 없는 민족이 없거니와지내 놓고 보면 그것은 바람과 같이 지나가는 일시적인것이요, 민족은 필경 바람 잔 뒤에 초목 모양으로 뿌리와 가지를 서로 걸고 한 수풀을 이루어 살고 있다. 오늘날 소위 좌우익(左右翼)이란 것도 결국 영원한 혈통의바다에 일어나는 일시적인 풍파(風波)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아니 된다.
(라) 이 모앙으로 모든 사상도 가고 신앙(信仰)도 변한다. 그러나 혈통적인 민족만은 영원히 흥망성쇠(興亡盛衰)의 공동 운명의 인연에 얽힌 한 몸으로 이 땅위에 사는〔生〕것이다. 세계 인류가 네오 내오 없이 한 집이되어 사는 것은 좋은 일이요, 인류의 최고요 최후인 희망(希望)이요 이상(理想)이다. 그러나, 이것은 멀고 먼장래에 바랄 것이요,현실의 일은 아니다.사해 동포(四海同胞)의 크고 아름다운 목표를 향하여 인류가 향상하고 전진하는 노력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요 마땅히 할일이나,이것도 현실을 떠나서는 안 되는 일이니,현실의 진리는 민족마다 최선(最善)의 국가(國家)를 이루고최선의 문화 (文化)를 낳아 길러서, 다른 민족과 서로바꾸고 서로 돕는 일이다. 이것이 내가 믿고 있는 민주주의(民主主義)요, 이것이 인류의 현 단계에서는 가장확실한 진리다.
(마) 그러므로 우리 민족으로서 하여야 할 최고의 임무(任務)는, 첫째로, 땀의 절제(節制)도 아니 받고 남에게의뢰(依賴)도 아니 하는,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우는 일이다. 이것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생활을 보장할수 없을뿐더러,우리 민족의 정신력(精神力)을 자유로발휘(發揮)하여 빛나는 문화를 세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이렇게 완전한 자주 독립의 나라를 세운 뒤에는,둘째로 이 지구상의 인류가 진정한 평화(平和)와 복락(福樂)을 누릴 수 있는 사상을 낳아,그것을 먼저 우리 나라에 실현하는 것이다.
2) 내용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집중력 있는 겹문장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3) 강한 설득력과 호소력을 바탕으로 한 논리적인 글이다.
4) 반론에 의한 비판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5) 변증법적 추론(推論)에 의해 자신의 주장을 전개 강한어조로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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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나는 오늘날 인류의 문화가 불완전함을 안다.
2) 나는 우리 민족이 괄목상대(刮目相對)하게 될 것을 확신(確信)하는 바이다.
3) 이 모양으로 모든 사상도 가고, 신앙(信仰)도 변한다.
4) 이것은 멀고 먼 장래에 바랄 것이요,현실은 아니다.
5) 우리 민족이 담당한 천직(天敵)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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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명사절을 안은 문장
3) 관형절을 안은 문장
4) 대동하게 이어진 문장
5) 서술절을 안은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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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이 어린 후(後) l 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만중운산(萬重雲山)에 어늬 임 오리마난지는 닙 부는 바람에 행(幸)혀 먼가 하노라.
3) 반중(盤中) 조홍(早紅) 감이 고아도 보이나다.유자(柚子) 안이라도 품엄즉도 하다마는품어 가 반기리 업슬싀 글노 설워 하나이다.
4) 오백년(五百年)도읍지를 匹馬(필마)로 도라드니,山川(산천)은 依舊(의구)하되 人傑(인걸)은 간듸 업다.어즈버 太平烟月(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5) 청산리(靑山裏) 벽계수(碧溪水) l 야 수이 감을 자랑마라.일도창해(一到滄海)하면 도라오기 어려오니,명월(明月)이 만공산(滿空山)하니 수여 간들 엇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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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인(聖人)의 도(道)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3) 형제도 한 집에서 살기 어려움과 같기 때문에.
4) 민족의 혈통은 영구적이기 때문에.
5) 하나는 위에 있어 명령하고 하나는 밑에 있어 복종하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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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류의 이상과 희망
3) 우리 민족의 최고 임무
4) 우리 민족의 천직(天職)
5) 민족의 영원성과 사상의 일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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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사이 우리 사회는 터진 봇물처럼 마구 흘러드는 외래 문명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이다. 세계화가 미국이라는 한 나라의 주도하에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은 얼마 전 영어를 아예 공용어로 채택하는 안을 검토하고있다. 문화 인류 학자들은 이번 세기가 끝나기 전에 대부분의 언어들이 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라고예측한다. 언어를 잃는다는 것은 곧 그 언어로 세운 문화도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그토록 긍지를갖고 있는 우리말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20세기가 막 시작될 무렵, 뉴욕 센트럴 파크의 미국자연사 박물관 앞 계단에서 몇 명의 영국인들이 자못심각한 토의를 하고 있었다. 미 대륙을 어떻게 하면 제2의 영국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한 것이다.그들은 이미 미국의 동북부를 뉴잉글랜드, 즉 ‘새로운영국’이라 이름 지었지만 그보다는 좀 더 본질적인 영국화를 꿈꾸었다. 그들이 생각해 낸 계획은 참으로 기발하고도 지극히 영국적인 것이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등장하는 영국의 새들을 몽땅 미국 땅에 가져다 풀어놓자는 계획이었다. 그러면 미국은 자연스레 영국처럼 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래서 그 후 몇 차례에 걸쳐 그들은 영국 본토에서셰익스피어의 새들을 암수로 쌍쌍이 잡아와 자연사 박물관 계단에서 날려 보내곤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에등장하는 새들의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는 모르지만그 영국계 미국인들은 참으로 몹쓸 짓을 한 것이다. 그많은 새들은 낯선 땅에서 비참하게 죽어갔고, 극소수만이 겨우 살아남았다. 그런데 그들 중 유럽산 찌르레기는마치 제 세상이라도 만난 듯 퍼져나가 불과 100년도채 안 되는 사이에 참새를 앞지르고 미국에서 가장 흔한 새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도입종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예전에 청개구리가 울던 연못에 요즘은 미국에서 건너온황소개구리가 들어앉아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삼키고있다.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심지어는 우리 토종 개구리들이 먹고 살던 뱀까지 잡아먹는다. 토종 물고기들 역시미국에서 들여온 블루길에게 물길을 빼앗기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자기 나라보다 남의 나라에서 더 잘 살게된 것일까?
도입종들이 모두 잘 적응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실, 절대 다수는 낯선 땅에 발도 제대로 붙여 보지 못하고 사라진다. 정말 아주 가끔 남의 땅에서 들풀에 붙은불길처럼 무섭게 번져 나가는 것들이 있어 우리의 주목을 받을 뿐이다. 그렇게 남의 땅에서 의외의 성공을 거두는 종들은 대게 그 땅의 특정 서식지에 마땅히 버티고 있어야 할 종들이 쇠약해진 틈새를 비집고 들어온것들이다. 토종이 제자리를 당당히 지키고 있는 곳에 쉽사리 뿌리내릴 수 있는 외래종은 거의 없다.제 아무리 대원군이 살아 돌아온다 하더라도 더 이상타 문명의 유입을 막을 길은 없다. 어떤 문명들은 서로만났을 때 충돌을 면치 못할 것이고, 어떤 것들은 비교적 평화롭게 공존하게 될 것이다. 결코 일반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겠지만 스스로 아끼지 못한 문명은 외래문명에 텃밭을 빼앗기고 말 것이라는 예측을 해도 큰무리는 없을 듯싶다. 내가 당당해야 남을 수용할 수 있다.
영어만 잘 하면 성공한다는 믿음에 온 나라가 야단법석이다. 한술 더 떠 일본을 따라 영어를 공용어로 하자는 주장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영어는 배워서 나쁠것 없고,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차원에서 반드시 배워야한다.하지만 영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말이다.우리말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영어를 들여오는 일은 우리개구리들을 돌보지 않은 채 황소개구리를 들여온 우를또 다시 범하는 것이다.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은 새 시대를 살아가는필수 조건이다. 하지만 우리 한글을 바로 세우는 일에도소홀해서는 절대 안 된다. 황소개구리의 황소울음 같은소리에 익숙해져 참개구리의 소리를 잊어서는 안 되는것처럼.
영어 - 유럽산 찌르레기, 황소 개구리, 블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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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꽃 같은 열아홉 살까지 살던 집우리 동네 바로 윗동네 가운데 고살 첫 집내가 밖에서 집으로 갈 때차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집그 집 앞을 다 지나도록 그 여자 모습이 보이지 않으면저절로 발걸음이 느려지는 그 여자네 집지금은 아,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그 집내 마음 속에 지어진 집눈 감으면 살구꽃이 바람에 하얗게 날리는 집눈 내리고, 아, 눈이, 살구나무 실가지 사이로목화송이 같은 눈이 사흘이나내리던 집그 여자네 집언제나 그 어느 때나 내 마음이 먼저가있던 집그여자네집
㉡생각하면, 생각하면, 생.각.을.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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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를 떠올리는 건 더욱 불가능했다. 이 유복하고금실 좋아 보이는 노부부중 한쪽이 순애인지도 자신이없었다. 오히려 순애 쪽에서 나에게 아는 척을 하며 하나도 안 변했다고 해 줘서 순애려니 했다. 나는 학교 다닌답시고 학교도 안 다니는 집에서 바느질이나 배우는나보다 나이 많은 애들하고 동무한 적이 없었다. 만득이하고 순애는 보기 좋은 부부였다. 그냥 헤어지기는 섭섭하여 서로 전화 번호를 교환했는데 뜻밖에도 순애가 자주 전화를 해서 점심도 같이 하고 쇼핑도 같이 하는 교분이 이어졌다. 그 여자는 장만득 씨가 아직도 곱단이를못 잊고 있다는 얘기를 하소연 했다.아우님,다들 나더러 팔자 좋다고 하지만 나 같은(㉢ )도 없다우. 아우님이니까 얘기야. 딴 사람들한테아무리 얘기해봤 댔자 나만 이상한 사람되지 누가 내속을 알겠수.돈 잘 벌고 생전 외도라곤 모르고,애들한테 잘 하고, 나한테도 죄지은 것 없이 죽는 시늉도 하라면 하는 남편이 어디 있냐고들 하지만, 아마 나처럼 지독한 시앗을 보고 사는 년도 없을 거유. 곱단이년이 내남편한테 찰싹 붙어 있다는 걸 번연히 알면서도 머리채를 잡을 수가 있나,망신을 줄 수가 있나,미칠 노릇이라우.그래도 내가 아우님을 만났게 망정이지,그렇게않았으면 이 억울한 사정을 누구한테 말이라도 할 수가있겠수.그 영감 지금도 글쎄 그년한테 연애 편지를 쓴다니까요. 설마라고? 나도 처음엔 설마했지. 지도 쑥스러운지시를 쓴다고 합디다.내가 몰래 홈쳐 봤더니 뭐‘그대어깨에 살구꽃 내리네’ 아니면 ‘살구꽃은 해마다 피는데,우리 임은 왜 한번 가고 다시 아니 오시나.’ 이따위가 연애 편지지 그래 시란 말이유. 그뿐인줄 알아요? 우리가 작년 중국 여행을 갔을 적에도 얼마나 내오장을 뒤집었다구요. 속 모르고 따라간 나도 배알 빠진년이지만.백두산 구경하고 나서,단둥인가 어디서 배타고 북한 땅 가까이까지 가 보는 압록강 유람선 관광이라는 걸 했는데, 정말 저쪽 북한 땅 강가에 놀이 나온아이들까지 보이게 배가 가까이 가니까 나도 마음이 좀이상해집디다. 그냥 뱃놀이를 편하게 즐기는 건 다 중국사람들이고,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지는 건 다들 남한 사람들이더라구요.그 정도는 당연한 거지.근데 우리 영감은 별안간 뱃전에다 고개를 떨구고 소리내어 엉엉 울지를 않겠수.머리가 허연 늙은이가 온몸을 들먹이면서.분단의 슬픔이라구? 아이구, 그게 아니라 거기서 보이는 땅이 신의주였어요. 곱단이년 사는 데가 닿은 듯 닿을 듯,닿지는 않으니까 미치겠지 거기 뭐.당장 강으로밀어 처넣고 싶더라구요. 헤엄쳐서 어서 그년한테 가라구요.그뿐인 줄 알아요.여기서 돈 잘 벌고 사업 잘 하다가 느닷없이 아이들은 여기서 키우고 싶지 않다면서미국으로 이민을 가잔 적이 있었다니까요. 지나 내나 영어 한 마디 못 하는 주제에 이민을 가자는 속셈이 뭐였겠수? 뻔하지. 미국 시민권을 얻으면 북한을 마음대로드나든다면서요.내가 그 꼬임에 넘어갈 성싶어요.가려면 혼자 가라구, 가서 그년 데려다 잘 살아 보라고 했더니 나를 정신병자 취급하면서 주저앉습니다. 아이들한테는 끔찍한 양반이니까요. 실상 그거 하나 믿고 여지껏서러운 세상 견딘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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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대한민국문제많아요 기출문제은행
글쓴이 : 매칭 매니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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