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야기와 문구들§

현풍곽씨언간 중에서

합격한사람 2011. 6. 18. 14:44

《꿀과 참기름은 반 잔씩 한데 달여서 아이가 돈 후에 자시게 하소》
《비록 딸을 또 낳아도 마음에 서운히 여기지 마소


원문
언샹이 오나날 
쟝모하시며 대되 편히 겨시다 하니 깃거하뇌. 뎡년이 업쳐져 매이 샹하여 잇다
하니 엇디 업쳐딘고. 놀라이 너기뇌.
이 다리 다 그므러 가되 지금 아기를 나치 아니하니 일졍 다를 그라 혠가 하뇌. 오늘 
긔벼리 올가 늬일 긔별 올가 기다리다가
블의예 언샹이 다다라니 내 놀란 뜨들 자내 엇디 다 알고. 브듸 시작하여셔 사람
즉시 보내소. 비록 수이 나하나 마나
브대 사람 보내소. 사나희 업살디라도 간나희 죵을 보내나마 즉시::  보내소. 기다리고 잇뇌. 죠희예
싼 약으란 내 가셔 달혀 쓸 거시
니 나 아니 가셔란 자시디 마소. 꿀과 참기름으란 반 죵자식 한듸 달
혀셔 아희 돈 후에 자시게 하소. 염소도 죠희예 싼 약 한듸 갓거니와


<上邊>
염소도 나 간 후에 자시게 하소. 진실로 이 다리면 오
늘 늬일 내예 나흘 거시니 시작하여셔 브듸 ::  즉
시 ::  사람 보내소. 졍녜는 엇디 잇난고. 더옥 닛디 몯하


<右邊>
여 하뇌. 비록  따를 나하도 생심도 마음애 서운
이 너기디 마소. 자내 몸이 편할션졍 아다랄 관겨티
아니하여 하뇌. 장모께는 죠희 업서 살이도 몯
알외아오니 젼차로 엿잡고 사람 즉시 아희 시작하
며 보낼 일 졈 살ㅂ소. 면화는 아기시다라 봉하여 보
내내. 나는 요사이 내내  머리 앏파 누웟다가 어제브터
셩하여 잇뇌. 분별 마소. 면화는 닐곱 근 여닯 냥 실
겻 두 근 넉 냥이라 하뇌. 소용도 가내. 밧바 이
만. 즈일(手決)


<뒷면>
소례  가셔(手決)


현대어역
  언샹이가 오거늘 장모(님)하고 모두 편히 계시다 하니 기뻐하네. 뎡년이는 앞으로 자빠져 몹시 상하여 있다 하니 어찌(하다가) 엎어졌는고. 놀랍게 여기네. 이 달이 다 그물어(저물어) 가되 지금 아기를 낳지 아니하니 정녕(틀림없이) 달을 그릇 혜아렸는가 하네. 오늘 기별이 올까 내일 기별 올까 기다리다가 불의(不意)에 언샹이 다다르니 내 놀란 뜻을 자네가 어찌 다 알꼬. 부디 (산기가) 시작하면 사람을 즉시 보내소. 비록 쉽게 낳으나 마나(낳을지라도) 부디 사람을 보내소. 남자 (종이) 없을지라도 여자 종을 보내나마 즉시 즉시 보내소. 기다리고 있겠네. 종이에 싼 약은 내가 가서 달여 쓸 것이니 내가 아니 가서는 (그 전에) 자시지 마소. 꿀과 참기름은 반 잔씩 한데 달여서 아이가 돈 후에 자시게 하소. 염소(중탕)도 종이에 싼 약(과) 함께 갔거니와 염소도 나 간 후에 자시게 하소. 진실로 (産月이) 이 달이면 오늘 내일 내에 (아이를) 나을 것이니 (산기가) 시작하자마자 부디 부디 즉시 즉시 사람을 보내소. 졍녜는 어찌 있는고. 더욱 잊지 못하여 하네. 비록 딸을 또 낳아도 절대로 마음에 서운히 여기지 마소. 자네 몸이 편할지언정 아들을 관계치 아니하여 하네. 장모께는 종이가 없어서 안부도 못 아뢰오니 (이런) 까닭을 여쭙고, 사람(을) 즉시 아이(낳기를) 시작하며 보낼 일을 좀 아뢰소. 면화는 아기씨가 (저울로) 달아서 봉하여 보내네. 나는 요사이 내내 머리가 아파 누웟다가 어제부터 성하여(온전하여) 있네. 걱정 마소. 면화는 일곱 근 여덟 냥, 실겻은 두 근 넉 냥이라 하네. 소용(작은병)도 보내네. 바빠 이만. 즉일. 소례댁 가서(家書). 


해설
  이 편지는 "현풍곽씨언간" 가운데 곽주가 하씨에게 보낸 29, 30번 편지이다.
앞의 두 편지에 이어 하씨의 출산을 기다리는 곽주의 심정이 그려져 있다. 특히 이 편지는 곽주의 아내 사랑이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다. 아내의 출산을 대비하여 세 가지 물건을 장만하여 보내는 데에서 아내를 아끼는 곽주의 마음이 드러난다. 첫째는 종이에 싼 약을 보내면서 이것은 내가 가서 직접 달여 줄 것이니 그전에는 자시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둘째는 꿀과 참기름을 보내니 아이가 돈 후에 반 잔씩 먹으라는 것이다. 셋째는 염소를 중탕하여 고은 것으로 출산 후 허해진 몸을 보하기 위한 것이다. 끝으로 비록 딸을 또 낳아도 절대로 마음에 서운히 여기지 말라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산모만 건강하면 아들이 아니라고 괘념치 않겠다는 생각이 덧붙어 있다.
  아이가 돈 후에 꿀과 참기름을 먹는 것이 흥미롭다. 두 가지는 미끄러운 성질을 지녀서 몸을 윤활하게 해 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먹었던 것이 분명하다. 당시의 출산 습속을 알려 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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