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라는 것은 사실상 실체가 없는것입니다.
이러한 실체가 없는 것을 선으로도 악으로도 규정짓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국가를 누가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야기하자면, 아쉽게도 북한이 인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잡혀 있지 않은 건 사실입니다. 북한은 사실 공산 국가라고 부를 수도 없는 것이, 북한의 주체 이데올로기는 공산주의하고 별로 비슷한 점이 많지 않고 그 기원을 따져보자면 차라리 구한말 민족주의라든가 일제 시대 어용적인 이데올로기하고도 흡사한 부분이 꽤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관이 무엇을 계승했나 살펴보면 한국의 계몽운동가들의 인권관과 비슷합니다. 계몽운동 잡지〈서우(西友)>라든가 〈대한자강회월보〉를 보면 단체가 있고서야 개인이 있다, 인민 자유의 한계, 이런 글들이 많이 나오는데 인민의 자유는 국가의 자유를 위해서 존재한다, 인민 자유의 근거는 국가의 자유와 독립이라는 이야기가 수없이 나옵니다. 그것은 사실 구한말의 인권의식에 기초한 것입니다.
김일성이 민족주의자 가정에서 태어나 그런 분위기에서 교육받은 사람이고 마르크스주의를 제대로 습득하지 못한 사람이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북한에 인권의식이 없다는 건 한국 근대사의 비극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공산주의 사상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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