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을 말한다§

돌아가자

합격한사람 2005. 11. 29. 14:14
 

돌아가자.!!!

전원에 장차 묵으려 하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는가.

이미 스스로 마음으로써 몸에 사역하여, 어찌 근심하여 혼자 슬퍼할 것이 있겠는가.

지난 일은 고칠 수 없음을 깨닫고, 장래에는 틀리지 않을 것을 알겠다.

실로 길을 미하였으나 그리 멀지는 않으니 이제부터는 옳고, 어제까지는 틀렸음을 알았다.


배는 흔들려 가볍게 드놓이고.

바람은 옷자락을 날린다.

나그네에게 앞길을 물어서 가보니

새벽빛이 희미한 것이 한스럽다.


이에 처마를 쳐다보고, 기쁜 마음으로 내 집으로 달려간다.

동복은 기꺼이 맞이하고. 어린 아들은 문에서 기다린다.

삼경은 거칠고 송국은 아직도 남았다.

어린 것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가니, 술이 통에 찼다.

단지와 술잔을 잡아당겨 스스로 잔질을 하고, 정원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얼굴에 기쁜 표정을 드러냈다.

남창에 기대어 앉으니, 무릎을 용납할 만한 작은 방이지만 평안하다.


정원은 나날이 거칠지만 언제나 아취 있는 전망을 이루고, 문을 달아 놓아도 항상 닫겨진 채 그대로다.

지팡이로 늙은 몸을 붙들어 아무 데에나 마음대로 쉬고, 때로는 머리를 높이 들어 자유롭게 주위을 둘러본다.

구름은 무심히 산골짝 굴속을 돌아나오고, 새는 날다가 지쳐서 다시 산으로 돌아올 줄 안다.

일광은 엷은 어둠에 가리면서 장차 서쪽으로 기울어 들고, 외로운 소나무를 어루만지며 그 주위를 맴돈다.


돌아갈것이다. 사귐를 쉬고 노는 것을 끊겠다.

세상과 나와는 서로 잊어버린다. 다시 수레에 올라 무엇을 구할 것인가.

친척의 정화를 즐겨서 듣고, 금서를 즐기며 우수를 녹이리라.

농사꾼은 나에게 봄이 온 것을 알린다. 장차 서주에 일을 나야 한다.

혹은 수레를 타고, 혹은 또 배를 저어,

저 구불구불한 깊은 골짜기를 찾아가고, 또는 높고 낮은 오르막길로 언덕을 지나서 산수의 경치를 즐긴다.

나무들은 생기가 돋아 꽃이 피려 하고, 샘은 솟아 물이 넘쳐흐른다.

만물은 때를 얻고 즐기는데, 나의 생명은 갈수록 끝나감을 느끼게 한다.


끝났다. 형체를 세상에 붙임이 다시 몇 해나 되겠는가.

어찌 마음에 맡겨 가고 머무는 것을 자연에 안맡기는가. 어찌 황황히 어디를 가려고 할까.

부귀는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닌데, 선국은 기약하지 못한다.

좋은 시절을 알아서 혼자서 가고, 혹은 지팡이를 세워 밭에 김 매고 흙을 북돋운다.

동쪽 언덕에 올라 노래를 부르고, 청류에 임하여 시를 짓는다.

얼마 동안 자연의 조화를 따르다가 마침내 돌아가면 되는 것이고,

천명을 즐기면 그만인데 무엇을 의심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