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말한다§

아랍어를 알아보아요

합격한사람 2006. 2. 16. 21:08
 언어는 문화적 속성을 지니며 문화적 환경이 의식구조에 영향을 미치고 환경의 의식구조에 대한 영향이 언어에 반영된다. 환경의 영향이 언어의 모든 층위에 나타나지만 특히 어휘 층위에서 가장 뚜렷이 나타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먼저 아랍의 지리적 자연 환경이 아랍어의 어휘 층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인사말과 '건조'의 어휘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아랍어 인사말중 "어서 오세요", "환영합니다"를 의미하는 Ahlan wa sahlan은 사막의 유목민들이 손님을 맞이하며 환영하는 인사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혹독한 기후 조건과 척박한 자연 환경에서 자기를 찾아온 손님을 환대하는 것은 관대함을 보여주는 미덕으로서 베드윈 유목민들 사이에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관습이었다. 이 인사말은 본래 ji'tum ahlan wa wat a'tum sahlan(당신들은 우리와 한 가족이 되었고 우리의 목초지에 왔으니 마음놓고 편히 쉬시오)의 긴 인사말에서 동사 ji'tum(당신들은 오다)과 wata'tum(당신들은 발을 디디다)가 각각 생략된 것이다. 또한 광대한 사막이 많은 건조한 문화권인 아랍에서는 '건조'란 단어가 아랍인들의 여러 가지 문화적 단면을 잘 나타내고 있다. '말랐다', '건조하다'는 yabis, nashif, jaff 외에도 '식물이 말랐다'(나무, 재목, 잎사귀, 풀, 과일, 야채 등), '동물이 말랐다'(눈물, 침, 피, 땀, 고기, 피부 등), '대지가 말랐다'(흙, 농지 등), '옷이 말랐다', '빵이 말랐다' 등 여러 가지 어휘가 있다. 예를 들면, 자비브(zabib)는 보통 건포도를 가리키는데 이 밖에도 말린 과일이면 무엇이든 쓸 수 있어 '말린 무화과'란 뜻도 된다. 따라서 이 동사 잡바(zabba)란 '과일을 말린다'가 원뜻이다. 하쉬쉬(hashish)란 특수한 '대마(大麻)'인데 동사 핫샤(hashsha)는 '식물의 잎이나 풀을 말린다'는 의미이며 따라서 하쉬쉬는 원래 '말린 잎, 건조한 풀'이 첫 번째 뜻이다. 아랍의 대표적인 과일 대추야자 열매를 말리지 않은 것은 아즈와('ajwa)라고 하고 '말린 대추'는 타마르(tamar)라고 한다. 건조한 현상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사람의 피부가 말라 꺼칠해진 것은 까힐(qahil)이라고 한다. 햇볕과 바람을 계속해서 쐬면 이렇게 된다고 해서 꺼린다. 까힐이 되지 않기 위한 한 가지 방법이 온 몸을 덮는 베일과 같은 긴 옷을 입는 것으로 풍속이 되었다. 다음은 아랍 문화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인 기층 요소인 이슬람교가 아랍어의 어휘 층위에 어떠한 영향력을 미쳤는지를 어휘와 관용적 표현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이슬람(Islam)의 어원은 아랍어의 salam(평화)이라는 어휘에서 파생된것으로서 그 실제적인 의미는 '하느님에게의 복종'을 뜻하는 것이다. 이와같이 이슬람교는 그 어원에서 의미하듯이 모든 것을 최고 권력자인 신에 결부시키며 신은 모든 사고와 행동의 기본 요인이 된다. 아랍인과 아랍사회의 정신 생활은 극히 평범한 일이라도 신의 이름에 지배되며 공사(公私)에 아랍인은 언제나 자기의 행동을 지배하는 신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신에 대한 이러한 마음가짐 때문에 무슨 기회나 일에 신의 이름이 오르게 되고 Sub na(신에게 영광을)라는 찬사가 붙게된다.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잘 알려진 영국 태생의 군사전략가 로렌스(T.E Lawrence)의 말대로 "신은 그들의 가장 친근한 언어 속에 있는 것"이다. 다음은 아랍인들의 종교 가치관을 반영하는 주요 관용구들이다.

   (1) In sha'allah(신의 뜻이라면)
   아랍인이 신의 섭리와 신의 존재를 얼마나 진실로 믿고 있는가를 이 관용구에서 알 수 있다. 만일 아랍인과 약속을 할 때《인샬라》는 약속을 지키겠다는 긍정의 표현이나 약속을 안지켰을 때는 "하느님의 뜻으로 어쩔 수 없었다"라는 뜻이 된다. 즉 이 경우 외국인에게는 긍정과 부정이 혼동될 수 있는데 아랍인의 언어 습관을 이해하지 못하는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2) Allah akbar(신은 위대하다)
아랍인들이 신의 지고성(至高性)을 찬미하는 표현으로 임종시, 승리나 패배한 뒤에, 또 재난을 당하고 있는 중에도 유용하며 전쟁, 집회의 선동구호로 흔히 쓰인다.

 
  (3) Bismillah(신의 이름으로)
이는 Bismillahi al-Rahmani al-Rahim(자비롭고 자애로우신 신의 이름으로)의 줄임으로 아랍인들의 마음 속에는 기도를 포함한 모든 행위시에 (신의 이름으로)하는 것이 잠재 의식속에 배어있다. 그 목적은 자신과 자신의 행동을 신의 보호아래에 두기 위한 것이지만 또한 신의 이름에 경의를 표시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아랍인들은 이 표현을 강의나 강연을 시작할 때, 식사 전에, 서간문, 공문 작성시에 맨 서두에 사용한다. 식사 전에 사용하는 것은 식탁에 나타날지도 모르는 악마를 쫓기위해서라는 신앙때문이다.

 
  (4) Assalam 'Alaykum(당신에게 평화가 깃들기를)
   때와 장소, 지위, 신분에 관계없이 가장 널리 쓰이는 인사말로서 종교적인 의미의 salam(평화)을 상대방에게 기원하는, 다시말해 종교상의 희열을 추구하는 바램이 잘 나타난 관용적 표현법이다. 본래 Assalamu 'alaykum wa-rrahmatu llahi wa-barakatuhu(당신에게 평화와 신의 자비와 축복이 함께 하기를)가 완벽한 인사말인데 Assalamu 'alaykum wa-rrahmatu llahi(당신에게 평화와 신의 자비가 깃들기를)라고 하는 인사에는 20개의 선행을, 더욱 공손하게Assalamu 'alaykum wa-rrahmatu llahi wa-barakatuhu(당신에게 평화와 신의 자비와 축복이 함께 하기를)라고 인사하면 30개의 선행으로 기록된다고 아랍인들은 말한다. 이때 아랍인들의 전통적인 인사 동작으로 흔히 약간 몸을 숙이고 먼저 가슴위에 바른 손을 얹고 그 다음 입술, 이마로 손이 차례로 가는데 이 제스처는 "당신은 내가 말하는 가운데 항상 나의 마음과 이야기와 생각속에 있다"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5) Al-hamdu li-llah(신에게 찬미를)>

    모든 감사는 당연히 신의 존재를 상기시키는 것이 그들의 언어습관이다. 받은 은혜에 대해서 보상할 수 있는 것은 신의 힘밖에는 없으며 감사도 신의 축복을 통해서 행해진다. 식사후의 포만감을 표현할 때,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병이 나았을 때, 위험한 상태에서 벗어 났을 때, Kayfa haluka?(안녕하세요)라는 인사말을 받았을 때 등에 감사의 뜻을 신에게 바친다. 이 말과 함께 제스처가 뒤따르는 경우가 있는데 애정의 중심적 심볼인 가슴에 손을 댄다. 그 밖의 경우에도 신의 축복을 희구하며 감사를 나타내는 표현은 많다. 자기에게 친절을 베푼 사람에게는 "신이 당신에게 행운을 주기를", "신의 축복이 있기를", "신이 자식이 많도록 복을 내리기를", "신이 장수의 복을 내리시기를", "신이 당신에게 명예를 내리시기를"이라는 표현이 쓰이며, 출산에 대한 축하로는 "이 아기의 번영과 행복을 신이 보장해 주시기를"이라는 표현이 쓰이며, 병자에 대해서는 "신의 도움으로 병이 쾌유되기를" 기원한다. 또 죽음에 관해서 이야기 할 때에는 "당신과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로부터 신이 죽음을 멀리 물리쳐 주시도록" 권한다는 말이 꼭 쓰여지게 된다. 아랍인은 "신에게 맹세하노니(wa-llahi)"라는 문귀를 자주 써서 자신의 신앙심이 깊다는 것을 과시하려한다. 자기의 경건함을 상대방에게 강하게 인상적으로 보이기 위해서 노력하기 때문에 신의 이름을 빈번히 입에 오르내리게 하는 것이다. 영국의 동양학자 레인(Lane)의 다음과 같은 관찰은 적절한 지적이다. "이슬람교도 사이에서는 종교심이 두터운 것이 가장 명예로운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그러나 그렇게 보이려는 기원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위선과 허식의 가장속에 빠져든다. 일손을 쉬고 있을 때의 무슬림은 이따금 신앙심이 깊은 말을 절규한다. 또 사악한 성격이나 과거의 사악한 행위가 상기되었을 때 그들은 마음 아파하며 '위대한 신에 용서를 빕니다'라고 탄식하며 말한다. 상점의 상인들은 손님이 없거나 파이프를 물고 있지 않을 때는 지나가는 행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리고 들려주기 위해서 꾸란의 구절을 낭독하고 신에 대한 찬사를 몇번이고 되풀이한다."